한국의 주류에는 약간의 공식이 존재한다. 삼겹살에 소주, 치킨에 맥주, 파전에 막걸리.
굳이 삼겹살이 아니더라도 녹색병의 소주는 어디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소주의 역사는 간략하게는 산업화시대에 서민들을 위해서 값싼 주정으로 만들었다는 게 정설로 있다. 소주는 술 종류 중의 하나인데 한국에서 소주는 녹색병의 병원 소독알콜맛의 통일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소주 종류라고 해봤자 다른 회사, 다른 라벨일뿐 딱히 특색은 있지 않다. 그나마 이 희석시 소주의 특징은 싸고, 어디에서도 구하기 쉽고, 저렴하게 취할 수 있다는 것뿐. 그나마 최근에는 전통주 복원과 다른 종류의 소주를 만들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인들에게 소주는 녹색병의 저렴한 술이다.
이런 희석식 소주에 갑갑함을 느끼고 있었을 사람들을 위해, 백종원의 넷플릭스 시리즈 중에 하나인 백스피릿은 다양한 한국술을 소개하려는 시도를 한 시리즈이다. 개인적으로 백스피릿은 앞으로 한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한국술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잘 제시한 거 같아서 보는 동안 참 신선했고 즐거웠다. 매 화마다 다른 장소에서 그에 걸맞는 술을 소개하는 것이 이제 우리 술도 다양한 식자들을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의 식당은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주류를 구비해놓는다. 스테이크나 격식있는 다이너 레스토랑 같은 경우는 다양한 와인과 위스키 혹은 버번 등을 구비해놓는다. 개인적으로 헤비한 스테이크를 먹을때 위스키나 버번을 선호하는 편이다. 기름진 스테이크를 먹을때 위스키의 향으로 코를 자극하고 스테이크의 육즙과 기름기를 강렬한 위스키로 씻어내면서 동시에 위스키의 미묘한 맛이 어울러지는 것을 즐기는 편이다. 태국음식점에 가면 미국현지화된 태국음식과 함께 태국맥주를 함께 마시면서, 태국에 여행을 가면 이런 맛이지 않을까 하는 것을 상상하는 즐거움도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이제 다양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친구와 삼겹살을 구우면서 밀린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부딪히는 소주 한잔도 좋지만, 우리 지역 고유의 소주로 씻어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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